농촌마을 안전을 위협하는 환경위험 시설

2023-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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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연구센터 블루닷은 농촌의 작은 마을에서 겪고 있는 환경피해를 조사하고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액션과 연구를 동시에 수행함으로써 사회적 자원과의 연대로 부족한 농촌마을의 대응역량을 강화하고, 지역의 환경행정의 변화를 위한 개선 방안을 찾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농촌 지역의 환경오염 취약 마을을 찾기 위해 공공데이터를 활용하여 환경위험 시설 분포를 분석하고, 사업장과 가까운 주거지에서 이들 시설로 인해 영향 받는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높은 마을을 GIS매핑으로 확인하고, 그 현장을 방문하여 주민을 만나면서 환경 피해 실태를 확인하였습니다.

지난 2022년부터 진행해 온 이러한 환경오염 취약지역 현장 조사에서 같은 지역을 여러 차례 방문하게 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경기도 화성시는 전국 기초 지자체 중에서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 대기오염 배출 사업장, 폐기물 처리시설이 가장 많은 지역입니다. 이들 환경위험 시설은 화성시 전체 지역 중 상대적으로 도시화가 덜된 서남부 농촌지역의 마을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농촌마을에 밀집된 환경위험 시설로 인해 고령자에게 발생하는 차별적 노출은 우리 사회의 환경 불평등 문제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 공공데이터로 본 지역의 환경위험

○ 화학물질취급사업장 현황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은 화학물질을 제조, 보관·저장, 운반 또는 사용하는 사업장으로 화학물질종합정보시스템 자료를 분석하여 화성시의 2020년 기준 화학물질취급 사업장 현황을 분석하였습니다. 전군을 시군구 단위로 분석해보면 화학물질취급 사업장 수에서 화성시는 전국에서 가장많은 1400여개의 사업장이 입주해 있으며, 이를 비도시 지역 읍면 단위로 다시 분석해보면 비도시지역의 화학물질취급사업장 상위 10개 읍면에 화성시 향남읍, 팔탄면 등 4개 읍면이 포함되는 밀집도를 보입니다.

화성시 화학물질취급사업장 분포 (고정근 2023)



○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 설치 사업장 현황

2023년 3월 기준, 행정안전부의 대기오염물질배출시설 설치 사업장 자료를 시군구 단위로 분석해보면 화성시 전체 대기배출 사업장 수는 3400여개로 전국 1위를 차지합니다. 특히 화학물질배출량(PRTR) 통계자료(2018년〜2020년)를 이용하여 발암물질을 연간 1톤이상 배출하거나 화학물질을 연간 50톤 이상 배출하는 업종, 지정폐기물처리업, 과거(2003년〜2008년) 계획관리지역 입지 제한 79개 업종을 유해업종으로 구분해서 분석해보면 시군구별 유해업종 사업장 수 역시 787개로 화성시가 전국 1위에 오를 정도로 화성시에는 환경위험이 우려되는 사업장 수가 많습니다. 데이터를 다시 읍면동 단위로 분석해보면 화성 장안면, 향남읍, 팔탄면 등 3개 읍면이 상위 15위 안에 읍면동에 포함됩니다.

업종을 중심으로 화성시 대기오염물질배출시설 설치 사업장을 분석해보면 화성시에 가장 많은 순서대로 주요 업종은 고무 및 플라스틱제품 제조업, 폐기물 수집, 운반, 처리 및 원료 재생업, 금속 가공제품 제조업(기계 및 가구 제외) 업종 순으로 화성시에 많이 입주해 있는 사업장의 업종 특성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시군구 별 대기오염 사업장 수(상위 10개 지역)
행정안전부 대기오염배출시설 설치 사업장(2023.3.20) 자료 분석 (고정근, 2023)


○ 폐기물 처리 사업장 현황

화성시는 1987년 전국 최초의 지정폐기물 매립장이 들어선 지역으로 2021년 기준 지정(의료)폐기물을 제외한 소각, 매립, 재활용 등 생활 및 사업장 폐기물 처리시설이 가장 많은 지역입니다.

2021년 기준 환경부의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화성시는 의료폐기물을 포함한 지정폐기물 처리시설 수는 김해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시설이 입지해 있고 처리량으로 보면 경주, 울주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은 양을 처리하고 있는 기초지자체로 화성시 발생량의 약 1.54배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화성시 폐기물 처리시설 분포 (고정근, 2023)


○ 마을의 안전을 위협하는 화재

폐기물 시설과 공장이 밀집되어 있는 서남부 지역의 주민들이 걱정하는 사고 위험 중 하나는 폐기물 처리시설에서 발생하는 화재 사고입니다. 최근 5년동안 화재발생 건수를 비교해보면 경기도 지자체 중에서 화성시의 화재 발생 건수가 가장 많고 또한 발화장소 중 공장에서 화재 비율이 화성시의 경우 전국 대비 3.6배, 경기도 대비 2.1배 높았습니다. 특히 재활용 및 폐기물 처리시설에서 발생한 화재 비율은 전국 대비 화성시가 8.6배 높아 폐기물 시설에서 발생하는 화재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화성시는 서남부 지역에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 유해업종 사업장, 폐기물 처리시설이 모여있고 주거지와 혼재되어 있어 지역사회의 잠재적 위험이 매우 높은 지역으로 적극적인 환경관리와 감시가 필요한 지역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경기도 화재 발생 현황 (2018.9.22.~2023.9.21.)
소방청 화재통계 자료 분석 (고정근, 2023)


2. 농촌마을 주민의 환경권 침해 사례

화성시의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 유해업종 분포, 사업장 반경 500m 이내 고령 인구비율을 반영한 인구 분포를 분석하여 주거지와 혼재되어 있는 환경오염 우려 마을을 찾고 현장조사를 통해 실제 공장 가까이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의 환경권 침해 실태를 확인하였습니다.

향남읍의 한 마을에서 만난 주민은 플라스틱 성형용기 제조공장 바로 인접해서 거주 중인 80대 주민으로 이 공장은 한국산업단지공단 등록공장이지만 행정안전부의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 설치 사업장은 아니었습니다. 아침마다 악취 때문에 힘들어 하시지만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 설치 사업장이 아니기 때문에 사업장이 행정으로부터 어떤 환경관리를 받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한 사례입니다.

“공장 가동하고 이제 그럴 때는 날마다 아침에 나오면 이상하게 구린내가 나고, 냄새가 그렇게 나요. 무슨 냄새라고 표현할 수 없어. 일요일 토요일 쉬니까 일요일 그런 날은 아침에 일어나면 공기가 좋아”

<화성시 향남읍 주민>

장안면에서 만난 주민은 거주 중인 주택을 둘러싸고 500m안에 지정폐기물 처리시설, 플라스틱 성형용기 제조업 등으로 둘러싸인 채로 살고 있는 주민이었습니다. 집앞 텃밭에서 밭농사를 짓고 있는 노모와 함께 거주하고 있는 주민으로 어릴 적 기억은 마을 뒤산과 바닷가 갯벌이 아름다운 곳이었는데 이제는 눈 앞에 공장만 보인다고 하시며 이제 이 마을을 떠나야 할지 고민하고 계셨습니다. 이처럼 다수의 시설로부터 영향을 받고 있는 주민의 경우 건강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사업장 하나하나의 환경관리 뿐 아니라 거주 환경의 적합성에 대한 적극적인 진단이 필요한 사례입니다.

주택을 둘러싼 환경오염 시설 (고정근, 2023)


3. 화성 시민사회가 제안하는 액션&연대

화성시는 오랜 기간 폐기물 매립장의 침출수 피해를 비롯하여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개별입지 소규모 공장 밀집으로 인한 환경문제, 폐기물 처리시설에서 발생하는 화재로 인한 주민피해, 산단에 들어서는 산업폐기물 처리시설로 인한 갈등 등 각종 환경문제로 고민이 깊은 지역으로 지역 시민사회에서도 환경문제에 대응하는 활동을 다양하게 추진해 왔습니다.

화성시 시민사회에서는 지역 조례 제정에 의견을 제안하거나 지역주민이 직접 주도하여 마을의 공장지도를 그리는 감시활동을 진행하면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으로 추진해 왔습니다. 화성시 화학물질 안전관리 조례를 제정할 당시 기존의 환경감시단 활동 만으로 광범위한 지역의 많은 화학물질 배출시설 관리가 어렵다고 진단하고, 주민이 참여 하는 화학물질 감시단 운영을 조례에 포함 시킬 것을 주장하여 조례 제24조에 화학물질모니터단 운영 규정을 마련하여 지난 해부터 화학물지모니터단을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적 갈등이 예상되는 시설의 설치에 대하여 시민에게 정보를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화성시 갈등유발 예상시설 사전고지 조례로 폐기물 처리시설 인·허가의 절차상 문제점을 지적해 재검토를 이끌어 내기도 하였습니다.

지난 12월 16일 산업시설 밀집지역 환경피해 해결을 위한 실천 과제를 모색하는 화성시 지역사회 간담회를 진행하였습니다. 적극적인 지역 활동을 이끌어온 화성 시민사회와 서남부 지역 주민과 함께 만나 지역의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간담회를 추진하기로 하였으나 갑작스런 폭설로 인해 마을에서 나올 수 없었던 마을 이장님들이 참석하지 못하신 채로 간담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날 간담회에는 노동단체, 환경단체, 지역 언론사 등 지역 시민사회 관계자가 참석하여 화성시 서남부 지역의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대응 활동과 앞으로의 연대 방향에 대하여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특히 이날 참석한 시민사회 관계자 들은 블루닷의 액션리서치 결과를 활용하여 지역사회의 위험을 알리고 시와 의회가 문제해결에 나설 수 있도록 화학안전관리를 위해 시가 운영하고 있는 거버넌스 구조에 적극적으로 제안하기로 의견을 모으며 간담회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화성시 지역사회 간담회 (블루닷 2023)

 

지난 2023년 블루닷은 공공데이터를 분석하여 농촌의 환경오염 취약마을을 발굴하고 경기도 화성, 평택, 안성의 16개 마을, 충남 천안의 5개 마을, 충북 진천, 음성의 7개 마을을 방문하여 공장과 주거지와 거리와 악취, 소음 등 피해 현황을 확인하였고, 주민과 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를 만나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사회의 노력과 어려움을 듣고, 솔루션을 찾기 위해 고민을 나누는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화성시의 시민사회 관계자와 주민들을 만나면서 향후 지역사회의 의견이 행정의 변화와 환경감시, 주민참여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주민과 함께 하는 액션 리서치는 계속 이어질 예정 입니다.


* '세상을 바꾸는 작은변화' 블루닷 레터 <농촌마을 안전을 위협하는 환경위험시설>은 아름다운재단 지원으로 마련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