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감시와 주민참여

2023-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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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년 동안 환경오염피해 문제로 인해 정부에서 진행한 건강영향평가 약 50여 건 중에는 전북 익산의 잠정마을, 김포 거물대리, 충북 북이면 등 인구 규모가 작고 고령인구 비율이 높은 농촌 소도시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공익연구센터 블루닷은 농촌의 작은 마을에서 겪고 있는 환경피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실행과 연구를 동시에 수행함으로써 사회적 자원과의 연대를 통해 부족한 농촌마을의 대응역량을 강화하고, 지역의 환경행정의 변화를 위한 개선 방안을 찾는 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미 환경오염시설로 인한 환경문제를 경험한 지역에서는 문제해결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현재 환경피해를 겪고 있는 지역사회에서 환경감시 활동을 계획할 때 타 지역의 활동과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주민들의 환경민원과 주민감시 활동, 지역사회의 문제제기와 지방정부의 환경관리 등 환경감시 사례를 찾고 시사점을 살펴보았습니다.


1. 공무원 동행 조사가 가능한 시흥시 민간환경감시원

시흥시는 인접한 안산시와 함께 시화산단, 반월산단 등 3개 국가산단이 입주한 지역입니다. 시흥시에 입주한 전체 기업체는 10,744개로 시흥스마트허브 8,759개, 시화MTV 745개, 매화일반 327개, 개별입지 913개(시흥스마트허브 81.6%, 시화MTV 6.9%, 기타 11.5%)가 입주해 있습니다.

시흥은 과거 시화호 환경문제를 계기로 환경문제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높은 지역입니다. 바다를 메워 간척지를 만들겠다면서, 시화지구 바다를 막아 담수호를 만들어 간척지에 조성될 농지나 산업단지에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시화호 사업을 추진하면서 1986년 시작되어 1994년 방조제가 완공되었습니다. 이후 시화호 유역 공장 오폐수와 생활하수가 유입되면서 수질이 악화되어 시화호는 오염호수로 전락하면서 2000년 담수화를 포기하고 해수화를 선언하게 되었습니다.

시흥시의 민간환경감시원은 시화산단에서 발생되고 있는 각종 악취 배출원에 대한 효율적인 환경감시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1999년부터 시화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민간환경감시단』을 구성하여 운영하였으며, 2015년부터는 직영으로 운영됨에 따라 지금의 『민간환경감시원』으로 변경되었고, 현재 시흥시 대기정책과 산단환경지도팀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총사업비 : 1억6천5백만원 (도비 45,000,000원, 시비 120,000,000원)
근무인원 : 7명(반장 1명 , 반원 : 6명)
근무시간 : 1일 7시간 x 2개조 ※ 하절기(7~8월) : 24시간 운영 (8시간 × 3개조)
근무방법 : 환경감시 차량을 이용한 시흥스마트허브 환경감시활동
민간환경감시단 신청자격: 만20세 이상 만60세 이하의 신체건강한 자
2종 보통 이상 운전면허를 소지하여 운전가능한 자
정왕동 및 배곧동에 거주기간이 많은 자(우대사항)


민간환경감시원은 차량을 이용해서 시화산단지역 환경오염행위를 감시 순찰하면서 환경감시활동 내용을 근무일지에 기록하고 감시활동 중에 환경오염 행위를 적발할 경우 유관기관에 통보할 수 있습니다. 감시원으로 선발되면 활동에 앞서 감시활동을 위한 교육을 받아야 하고, 시에서 발급한 패찰과 감시원 복장을 착용하고 활동 합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감시 활동을 통해 파악한 오염원과 관련된 내용을 공유하는 성과보고회를 개최하였는데, 이 보고회 자리에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여 의견을 제안 하는 소통의 자리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성과보고회를 개최하지 못하면서 시민사회의 참여 기회가 축소되었습니다. 향후 감시활동 결과 공유 및 오염원 관리에 대한 지역사회의 참여와 소통의 자리가 다시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흥시는 민간환경감시원 외에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시화산단 악취 관리 시스템으로 ‘유비무환악취모니터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비무환악취모니터링은 지역 주민을 모니터링 요원으로 선발하여 악취관능법과 악취강도 통일 교육을 실시한 후 거주지 인근 악취 실태를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산단 내 입주 사업장이 이전이나 휴폐업 등으로 등록정보가 변동됨에 따라 실질적인 사업장 상태 전수조사 필요성이 제기되자 시흥시에서는 ‘시화반월 스마트허브 입주기업 전수조사’를 실시하면서 주민조사원을 선발하여 교육 후 조사에 참여 하도록 하고 있어 주민들이 지역 환경감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2. 조례에 근거 규정을 마련한 화성시 화학물질모니터단

관리지역 내 개별공장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화성시는 전국 최초의 지정폐기물 매립장을 비롯하여 서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폐기물처리시설이 모여 있습니다. 그동안 주민들은 소규모 공장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매연, 그리고 폐기물매립장의 침출수 문제 등 환경피해를 호소해 왔습니다.

시민사회에서는 화학물질안전관리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면서 지역사회의 현안 이슈를 반영하여 화학물질을 감시하는 시민 참여구조를 마련할 것을 요구하여 조례 제24조에 화학물질감시단 규정을 마련하였습니다. 화학물질모니터단은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 감시 및 화학물질 사고 예방활동에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의 자율적인 참여를 위해 화성시 환경지도과에서 담당하고, 환경재단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부터 운영을 시작하여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운영되고 있는데, 가장 농사로 바쁜 가을에 운영되기 때문에 주민참여 제약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또한 사업장 출입 및 조사권한이 없는 순찰활동을 하고 있어 감시활동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운영 방식에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주민들은 감시단이 조끼를 착용하고 사업장 주변 지역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순찰활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사업장 측이 긴장감을 가지고 환경관리에 보다 주의를 기울이고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활동목표: 사업장 경계지역 주변 순찰 및 화학사고 예방 홍보활동, 
화학분야 관련 지역 관계 여론 수렴 및 의견 제시
화학물질 안전관리 지원
운영 방식: 총인원 20명 모집(2022년 13명으로 시범 운영), 감시대상 사업장 115개소
 2인 1조로 지급된 조끼 착용 사업장 주변 지역 모니터링, 사업장 주변 순찰하면서 악취, 폐수 등 감시
1일 1보고서 작성. 보고건 당 소정의 활동비 지급
 활동비 지급예산 : 2022년 예산 15,000,000원 중 8,640,920원 집행


3. 휴대폰 앱으로 우리동네 악취를 감시하는 <익산 악취24>

최근에는 지방정부에서 자체적으로 앱을 개발하여 지역의 환경 감시에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활용하는 사례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익산의 악취모니터링 앱인 익산악취24, 제주의 우리동네 악취모니터링 앱과 환경감시단 전용으로 감시활동 보고에 앱을 활용하는 포항 환경감시단 전용 앱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익산시는 2001년 마을에 비료공장이 들어선 이후 주민들의 건강피해가 발생하는 아픔을 경험한 곳입니다. 마을에 공장이 들어서고 발암물질에 노출된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건강피해가 인정되기까지 16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익산시는 잠정마을 피해를 겪으면서 환경행정이 물, 토양, 대기 등 매체 관리 중심이 아니라 수용체인 사람의 건강을 중심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기준을 정하고 냄새가 나더라도 그 기준 이하면 문제가 없다고 시간을 흘려보내는 지금까지의 방식에서 기준을 초과하지 않았다고 해서 문제가 없는 건 아니라는 인식으로 주민들의 건강 문제 제기에 대해 원인을 규명하는 방향으로 환경정책의 변화가 필요한 거예요.”

<강공원 원광보건대 교수>

익산시에는 익산1,2산단과 대규모 축사 등으로 인해 악취민원이 많은 지자체 중 한 곳입니다. 2013년 지역 시민사회에서 ‘익산악취해결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악취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왔습니다. 익산시에서는 2016년 악취관리방안 연구를 통해 악취의 유형을 분류하고 악취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분석하여 악취의 패턴을 파악하고 집중단속 시기와 지역을 선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때 <익산 악취3355>앱을 이용하여 시민과 함께 하는 악취모니터링을 추진하였고, 현재 <익산악취24>로 개편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악취는 순식간에 발생해서 순식간에 소멸되고 또 야간에 발생하고 그러다 보니 행정력을 동원해서 원인을 찾기도 무척 어렵고 그러니까 악취는 해결도 어렵고 접근하기도 어려운 문제인데 결국 문제 해결 하려면 간단한 거예요. 어떤 냄새가 언제 어느 지점에서 발생하는가라는 정보가 중요한 거잖아요. 몇 사람이 전화로 민원제기 했다는 것 가지고는 설득이 안돼요. 보다 많은 사람들의 객관적인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서 사업장을 설득하는 게 되게 중요하거든요. 어떤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지 과학적인 근거 데이터베이스가 갖춰져 있으면 원인이 되는 사업장 관리를 할 수 있는 거죠. 냄새의 유형을 구분해서 냄새의 패턴을 파악하고 분석해서 체계화 시키면 악취 관리가 가능해지는 겁니다. 악취 데이터는 신뢰성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데이터를 업데이트하고, 그 결과를 시민들과 공유하는 기회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강공원 원광보건대 교수>

 익산시는 악취 발생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시스템으로 관내 주요 지점 12개소에 악취 측정기를 설치하고 24시간 악취 농도를 분석하여 실시간 주요 도심지역 악취 발생 현황을 모니터링 하고, 시민 모두가 익산악취24 앱을 통해 악취 모니터링 결과를 확인 할 수 있고 악취로 불편을 느낄 때 실시간으로 악취 민원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악취 민원 다발 시기인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악취상황실을 운영하여 24시간 악취배출업소 순찰 및 악취 민원에 즉각 대응하고, 악취 측정차량으로 악취를 측정하고 측정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악취추적시스템을 이용하여 악취 발원지를 추적 제거하는 측정, 시민감시, 단속 등 종합적인 악취 감시체계를 운영하면서 지역 환경문제 중 하나인 악취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구축시기: 2019년 5월 말
사업비: 327백만원
악취측정기 설치: 12개소(익산 제1,2산단 7개소, 동산동 3개소, 왕궁 1개소, 춘포 1개소)
기상타워 설지: 2개소 (제2산단 내 1개소, 왕궁 및 춘포면 1개소)
주요기능: 악취측정값 숫자 및 색깔 표시로 실시간 악취발생 상황 표현
악취 발생 시 시스템에서 악취신고 가능 


앞서 살펴본 환경 감시 사례들은 국가산업단지가 있거나 개별입지 공장이 밀집되어 있어 이미 피해를 경험하고 있어서 지역사회에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대응활동을 계기로 행정의 환경관리체계를 이끌어 내고 있는 지역 사례입니다. 시민사회의 요구로 관련 조례에 규정을 제안하거나 지역의 전문가가 연구를 수행하면서 시작한 시민들의 감시활동이 성과를 이뤄 앱으로 일상적인 시민감시체계로 자리 잡고 활용되고 있습니다. 시민감시 활동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감시활동의 결과를 주민에게 공유하고 시민사회의 의견 수렴을 통해 감시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운영되어야 합니다.



* 위 자료에 인용된 각 감시 체계의 운영에 관한 세부 내용은 시흥시, 화성시, 익산시 공식 홈페이지 2023년 11월 기준 게시 내용을 인용하였습니다. 

* ‘세상을 바꾸는 작은변화’ 블루닷 레터 <환경 감시와 주민 참여>는 아름다운재단 지원으로 마련되었습니다.